서비스는 왜 애자일로 개발하려할까?목적조직의 탄생 (feat. 치지직의 구독 서비스)
서비스 기획자라서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달라지는 기술 스택과 테크 필드에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고민하게 되고,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게 맞을까 생각했다.
물론 도메인에 따라 뱅킹서비스 등 compliance field 에서는 1년 이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웹 서비스의 고도화가 일정 궤도에 오르지 않은 이상, 나는 애자일이 모바일과 서비스의 정답에 가까워 보인다.
Agile : 짧은 주기로 사용자 중심으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
하도 요즘 판교 사투리가 조롱이 되서 애자일의 방법론이 경시되는 측면이 있다.
뭐가 조롱거리인지는 도통 이해가 안된다만, (이 짤이 유행이라 오히려 나의 일상언어를 쓰기 어려워진 느낌 ㅜㅜ)
판교 사투리가 유행한 김에 이 화두에 대해 생각했다. 왜 애자일일까?
애자일 중심으로 서비스가 만들어져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비스가 내일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게임이나 앱 퍼블리셔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반응없으면 신사업 들어가는가 태반이다. 스타트업과 게임업계의 불황기 속에서 서비스는 하나의 사업이며 생애주기가 짧다.
어제 포털의 강자였던 네이버가 검색 도메인을 뤼튼에게 뺏기는 것을 보고 체감하는 서비스 시장의 현실이다.
이 바닥에서 권고사직 및 정리해고가 내 일이 되면, 기민하고 빠르게 시장을 읽어 나가는게 거의 '생존' 에 가깝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스타트업 초기일 수록 사업, 서비스는 빠른 대처와 작은 스쿼드 단위로 지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일이 답이다.
기능 조직이 어려운 이유, 목적 조직만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드는 법
서비스를 개발할 때 '워터폴' '애자일' 은 서비스 기획자에게 양날의 검이다. 각자 환경마다 발휘되는 역량이 다르고, 선호하는 환경이 다르다. 워터폴은 정말 꼼꼼해야하고 문서 기반으로 타인에게 평가 받으므로 더블체크와 여러 번의 검수가 필요하다. 게다가 프로젝트 호흡이 길기 때문에 기획자 포함 메이커들이 체력이 딸린다. 사용자 반응을 보려면 런칭까지 무기약으로 늘어지거나, 드롭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가 길어지면 몰입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업의 배경과 프로젝트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수시로 리마인드해야한다. 그걸 기획자가 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전에 불리하면 힘들다. 물론 사업 임팩트가 확실할 때 이뤄지므로, 이건 되는 사업이라는 확신이 있다.
반면, 많은 서비스 개발 조직들이 선택한 운영 방식이 있다. '목적 조직' '스쿼드' 이다. 그로스해킹이라는 AARRR 퍼널별로 지표를 설정해서 각 지표의 수치와 퍼널 전환을 노린 조직 운영이다. 목적이 핏빛처럼 선명해 실패와 성공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실패 후 레슨런을 통한 iteration 으로 서비스 개선과 고도화가 이뤄진다, 물론 어느정도 환경을 뒷받침되야한다. 데이터를 대시보드화해서 배포 전, 후를 구분해 지표를 볼 수 있다던지, 리더와 실무진끼리 소통 프로세스가 정기적으로 이뤄져 상하좌우 레벨 동기화가 가능한 상태라던지 말이다.
목적조직은 문제정의력이 중요하고, 목적을 말이 되게 만들어야하니 논리력이 날카로워야한다.
가장 좋은 건 짧은 주기로 가설과 프로젝트가 이뤄지니, 포트폴리오 쌓기 좋다. 무엇보다 애자일을 통해 서비스에 대해 다양한 측면을 고민하게 되니, 스스로 직무 역량을 쌓기에도 좋다.
치지직, 트위치 철수 후 인터넷 시장을 먹다.
평소에도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덕트를 보게 되는데, 서비스가 빠르고 기민해야하는 이유다. 인터넷 방송에서 탑티어였던 트위치의 철수 후 바로 런칭한 치지직. 공격적인 런칭과 리소스 투자로 e-sports 에 특화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업데이트와 그로쓰 전략이 인상깊다. 앱 실행할 때 마다 GNB 와 뎁스부터 달라져있다. 트위치의 서비스 종료 타이밍에 맞춰 런칭해 고스란히 트위치 이용자 흡수했다.
주요 기능 및 컨텐츠
1. 인방 특화 기능 : 스트리머 방송 & 시청자 방송 컨텐츠 시청 & 채팅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2. e-스포츠 특화 기능
공격적으로 기본값을 LOL, PUBG, 발로란트 e 스포츠로 랜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외에도 팀별/일정별 컨텐츠를 통해 e 스포츠에 몰입되어 있는 사람들이 경기를 계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들었다.
3. 라이브 중계, 리그별 시즌별 선수 순위, 커뮤니티
‘경기톡 보기’ 경기가 끝나고 게임 사용자들이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톡 기능으로 연결 지었다.
또한 승부예측 기능, 방송하기 기능(치지직 studio) 등을 통해 플랫폼의 기본적 모양을 갖췄다. 이걸 n개월안에 해낸게 더 무섭다 (ㄷㄷ;)
BM 및 그로쓰 전략
인방에서 주로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사용자의 '스트리머' 후원이다. 후원의 상품은 별풍선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치지직은 구독서비스 형태로 가상재화 '꿀단지' 로 혜택을 묶어서 판매한다.
가상 재화는 크게 치즈 / 라운지 티켓으로 나뉜다.
- 치즈 : 사용자가 직접 구매한 후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형태
- 치즈와 원화가치 비율 (치즈 : 결제금액 (원)) = 10 : 11의 비율 (1,000치즈, 5,000치즈, 10,000치즈, 50,000치즈)
- 자동충전 (매월 N일마다 일정 치즈 충전, 치즈가 N개 보다 적을시 충전) 후 스트리머를 구독하고
- 꿀단지 구독 월 4,900원 (자동 후원, 전용 배지 & 이모티콘, 중간광고제거, 네이버 페이 결제시 포인트적립)
- 거대 꿀단지 월 14,900원 (나의 후원 1순위 노출 + 상동)
- 치트키 구매 월 14,300원 식으로 광고 제거 (재생 전, 재생 중, 화면 배너) 혜택 & 이모티콘 & 닉네임 컬러가 포함된다.
조직 운영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겠다. 세상을 넓게 경험하다보니 정답을 단언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주변 서비스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대응하는 것을 겪노라면, 애자일과 스피드감이 없으면 정말 생존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Agile 하게 짧은 주기로 개발을 못하면 계속해서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이 되고, 회사나 개인이나 서비스나 정체되어 있을 것이다.